지하철 계단 뛰어 내려가 승강장에 발이 닿는 순간 지하철 문이 닫히고 미끄러지듯 출발하는 지하철을 허망하게 바라보는 경험을 종종 한다. 10초만 아니 5초만 빨리 뛰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오늘 지하철역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가능성이 0.1프로만 있다면 시도해야 한다
지하철 역에 들어서면서 전광판을 보니,
"열차가 당역에 도착하였습니다."라고 표시되고 있다.
내 예상에는 지금 뛰어가면 승강장 도착 5초 전 또는
계단 마지막에서 지하철 문이 닫히고 출발할걸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언뜻 스치는 "세상일은 알 수 없다."
일단 뛰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내가 뛰어 내려가는 계단으로
올라오는 상황이라면 지하철을 탈 가능성은 제로다.
하지만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서
지하철 타고 내리는 시간이 5초만 지체되게 된다면
간발의 차이로 탈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능성 0.1%의 희망을 걸고 다다다닥... 지하철 계단을 뛰어 내려가
마지막 발걸음이 승강장 바닥에 닿았다.
......
그런데 지하철이 그대로 멈춰서 있다.
웬일인가 하고 보니,
기관사가 지하철 정차 위치를 안전 슬라이딩 도어 위치보다
1미터 정도 못미치게 세우는 바람에 출입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안전문제로 문을 열 수가 없었거나 그런 상황에서는 기계적으로
지하철 출입문이 안 열리도록 되어 있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승강장에 대기중이던 승차할 고객들이 지하철을 잘못 세웠다고
웅성 웅성 거리고,
지하철을 조금 앞으로 더 움직여서
안전슬라이딩 도어와 지하철 출입문의 위치가 서로 맞도록
해야 한다고들 하였다.
......
지하철이 다시 1미터 쯤 더 앞으로 움직이고,
안전슬라이딩 도어와 지하철 출입문의 위치가 맞추어지자,
지하철 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타고 내렸다.
물론 나도 지하철을 탔다.
대충 10초정도의 시간지체가 있었고,
그 덕분에 평소 같으면 99.9프로 확률로 놓쳤을 지하철을 탔다.
......
별일 아닌것 같지만 불현듯 드는 생각이
"세상일은 알 수가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0.1프로의 가능성이 있다면,
실패가 확인될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이번에도 다음번에도
시도해야 한다.
어차피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이번 지하철을 놓치든 이번 지하철을 타든
다음 지하철이 도착하기까지는 8~10분이 흘러야 한다.
......
기약할 수 없는 다음을 바라볼 것인가.
0.1프로라도 가능성이 있는 이번에 시도할 것인가.
선택은 개인 각자의 인생관, 마음자세에 달렸다.
......
세상을 살아보니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음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 지하철이 고장 나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고,
다음 지하철이 탈선을 당할 수도 있고,
이 순간 지하철역이 갑자기 붕괴되어 지하철을 못 탈 수도 있고,
상상할 수 있는(없는) 모든 일이 다음이라는 시간까지 벌어질 수 있다.
기약할 수 없는 다음으로 미루기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 시도해야 한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결과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진인사 대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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