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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채무자의 편이다/채권추심 버티기

법적절차 사전조사 방문 예고장 매월 발송

한 달에 한 번씩 "법적 절차 사전조사 방문 예고장" 이 우편으로 날아든다. 여러 신용정보 회사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채권추심을 받다가 보면 누군가의 채권추심 문구를 베껴 쓴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채권추심 편지는 겉봉투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복되는 짝사랑 편지에도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벌써 오래전부터 다.

 

법적절차 사전조사 방문 예고장

땡땡땡 귀하

귀하는 그동안 채권사 및 당사의 채무 변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채무변제 미납 중으로 한마디로 쌩까고 버티고 있습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우리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면 채권사인 (주)남산은행과 협의하여 승인 후에 변호사, 법무사를 통해 법적조치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강제회수 절차에 앞서 법조치 대상 선정, 자진변제의사 및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고자 주민등록 관할 주소지를 방문하였습니다. 우리의 속을 그만 태우시고 담당자 앞 상담 하시고 조속한 채무 변제를 바랍니다. 지속적인 채무불이행으로 추가적인 민사상 법적절차가 진행될 경우 과다한 비용 부담 및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므로 조속한 채무금 변제를 바랍니다.

※ 법적절차 진행은 채무자의 변제의지나 재산보유 상태, 채권자의 사정 등에 따라 별도의 예고 없이 진행되거나, 지연, 보류, 제외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채무액이 소액(잔액 원금 150만 원 이하)이거나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가) 압류가 제한됩니다.

※ 채무자가 취약계층 대상자임을 알릴 경우 유체동산 압류가 제한됩니다.


법적 절차 진행 종류 안내

  1. 유체동산 가압류 및 집행권원 획득 후 강제 경매
  2. 부동산 가압류 및 집행권원 획득 후 강제 경매
  3. 전세, 월세 보증금 가압류 및 집행권원 획득 후 추심(전부) 명령/ 압류 추심
  4. 민사소송 (소액심판청구 등)
  5. 급여 및 금융거래 채권(예적금 포함) 가압류 및 집행권원 획득 후 추심(전부) 명령/ 압류

 

입금계좌 안내

입금계좌 불러줄 테니 받아 적으세요.

  • 남산은행 입금계좌 : (계좌번호) 1111-222-333333
  • 예금주 : 남산은행 여신관리부

참고로 알려 드리는데, 2021.07.01~2021.07.30 중, 당신의 주민등록상 자택 및 근무처 방문 예정입니다.

담당자 : 한성질    전화 ☎ : 02-2222-????


법적절차 사전 조사 예고장의 허실

법적절차 진행한다는 예고장이 채무자에게 임팩트 있게 전해지려면 팩트(fact), 그렇지 사실에 근거하고 해당 채무자의 현실 상황에 맞아야 하는데 전혀 채무자의 현실 상황과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문장도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 투성이로 내용 전달이 되지 않고, 쓰고 난 뒤 교정도 안 보는지 오탈자 투성이다.

(신용정보회사 담당자분들, 추심 우편물 작성했으면 보내기 전에 오탈자 검토 좀 하시기 바랍니다.) 

  1. 몇 줄 안 되는 채무독촉을 하면서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의 연속이고 오탈자가 수두룩하다. 별로 틀린 문구가 없다고? 상기의 내용은 본래의 편지 내용을 많이 고친 것이다.
  2. 하지도 않을 법적 절차를 할 것처럼 겁만 줬다는 반발에 대비하여, 채권추심 마지막에 빠져나갈 구멍을 사족으로 달아 놓았다. 사정에 따라서는 법적절차 진행을 안 할 수 도 있다는 것과 취약계층 및 소액채무자에게는 유체동산압류를 안 한다는 것이다. 나름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지키려 애쓴 흔적이다.
  3. 주요 법적절차 진행한다는 내용도 전혀 채무자인 내 사정과 맞지 않다. 다음 내용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4. 유체동산 가압류한다는 엄포는 6년간 지속되고 있다. 원룸에 사는 채무자에게 무슨 압류할 유체동산이 있다고, 와서 제발 좀 버리기 귀찮아 구석에 처박아 놓은 10년 넘은 고장 난 PC나 가져가쇼. (원룸에 살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원룸에 설치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은 몽땅 옵션이다. 원룸 건물주의 것이다. 원룸 거주자의 물건은 대충 자기 몸뚱이와 이사할 때 사용하는 남의 것 주워서 쓰고 있는 바퀴 고장 난 여행용 가방 하나밖에 없다. 장기연체 채무자가 살고 있는 원룸의 보증금이래야 무보증이든지, 많아야 100만 원~200만 원 안쪽이다. 압류할만한 물건도 없고, 뺏어갈 보증금도 없다는 얘기다. 신용정보회사 채권추심 담당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너무너무 잘 알 고 있다.)
  5. 부동산 가압류한다는 말도 장기 연체 채무자인 내게 부동산이 있을 리가 없으니 해당사항 없다. 내게 부동산이 있었다면 채무연체 6년이 넘도록 채권사나 신용정보사 추심전문가들이 그냥 남겨두었겠나? 채권사(자) 및 추심을 수임한 신용정보회사 숫자만 해도 열 손가락에 가까운데.
  6. 전세, 월세 보증금 가압류 한다는 말도 원룸 거주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원룸 보증금 100만 원 뺏어 갈 수도 없으려니와 설사 뺏어 갈 수 있다고 해도 현행법하에서 방법이 없다. 오히려 열심히 추심하겠다고 오버했다간 불법추심에 걸려 추심원이 처벌받게 될 것이다.
  7. 민사소송한다는 말도 지금까지 지급명령 포함하여 민사 소송해서 채권자는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돈을 갚으라."는 판결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채무자인 내게 돈이 없으니 법원의 판결도 무용지물이다. 민사소송 백번 해봐야 채무자에게 돈 없으면 그거 말짱 꽝, 헛수고이다. 변호사 및 법무사 및 법원 돈 벌어 주는 일만 한 것이 된다.
  8. 급여 가압류한다는데, 채무자가 직장을 다녀야 말이지, 직장 명퇴 한지가 언젠데 급여를 가압류 하나, 가끔 막일하는 일당은 현금으로 받고 사흘을 못 넘기고 식재료비로 다 사용되니 급여 가압류도 내겐 해당사항 없다.
  9. 금융거래 채권(예적금 포함) 가압류는 어느 장기 연체 채무자가 금융회사에 돈이 남아 있겠나. 채권사도 은행이고 카드사라서 전문 여신관리부서까지 두고 있는 데다, 그동안 채무자의 통장 압류도 반복했지만 10원 한 푼 건지지 못하지 않았나? 통장 압류하느라 수수료만 날리고, 채무자의 경제활동 불가능하게 막아놓아 더더욱 돈을 받을 가능성만 줄여버린 꼴이 되어서 금융압류도 장기 연체자인 나와는 상관없다.
  10. 주민등록 주소지 및 근무처로 방문한다는 말도, 직장도 안 다니는 아니 못 다니는 사람에게 근무처가 어디 있다고 방문한다는 말인지. 주민등록지 방문만 해도 오겠다는 말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우편으로 알려왔지만 진짜 온 채권사나 추심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제발 와서 원룸 문 앞에 라면이라도 한 박스 사서 놔주고 가기 바랍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그냥 가시지 말고, 나와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을 테지만 주소를 알고 계실 테니 원룸 문 앞에 (진라면, 삼양라면, 농심라면 어떤 종류든지) 라면 한 박스만 사놓고 가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그 자리에서 쿠팡에 주문하여 쌀 10킬로짜리 하나 배달 주문해 주고 돌아가시면 당신은 최고.

 

법적 절차 진행 예고는 내게 뻥카일 뿐

관성에 젖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법적 절차 진행한다고 우편물을 날리고 있는 신용정보회사 담당자도 기분이 꿀꿀할 것이다. 아무리 찔러도 10원 한 장 나오지 않는 채무자를 어떻게 할 수 도 없으니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내게 돈이 없는 것을. 대충 수임기간 1년 버티시고 다음 타자에게 인계하시기 바랍니다.

 

채무 연체가 6년이 넘어가다가 보니 법적 절차 진행한다는 말에 거의 무감각해졌다. 채무자가 연체기간 5년이 넘고, 다중 채무자이고, 부동산, 자동차, 일체의 동산, 금융재산이 없다면 채권회수는 불가하다. 세상의 어떤 법도 돈 없는 채무자에게서 돈 받아 줄 수 있는 강제력은 없다.

 

채권사 및 신용정보회사의 모든 법적절차 진행 예고 또는 안내는 6년 차 장기 연체 채무자인 내게는 거저 뻥카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잔 펀치를 하도 많이 맞아서 이제는 법 아니라 법 할아비 펀치를 날려도 충격받지도 않는다. 어떤 생각이냐 하면, "쥐기든 살리든 니들 맘대로 해라. 하늘이 무너져도 나는 지금 돈이 없다." 이런 생각이다.

 

채권자 방문, 추심원 방문, 신용관리사 방문, 누구의 방문도 환영하지 않지만, 꼭 오시겠다면 빈손으로 오시지 말고 라면 한 박스는 꼭 사들고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혹시 잊고 빈손으로 왔다면 그 자리에서 휴대폰을 켜고 쿠팡에 주문하여 쌀 10킬로짜리 한 포대 배달 주문 해 놓고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당신은 1004. 

 

채권사와 신용정보회사 담당자가 바래야 할 딱 한 가지는 채무자인 내가 바라는 딱 한 가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채무자가 제발 이번 주에 로또 복권에 당첨되기를!

 

같이 보면 참고되는 포스팅 : 장기 연체자 법적절차 진행 예정 통보 및 방문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