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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이혼&졸혼 찬성

이혼, 채무, 실업 3관왕이 되면 자나 깨나 저 세상을 생각한다

나이 50대 후반 되는 사람이 이혼에 파산 지경의 채무에 실직으로 소득도 없으면 이건 뭐 눈 뜨고 숨만 쉬고 있을 뿐이지 쥭은 목슘이나 다름없다. 그저 자나 깨나 쟈샬을 생각하게 된다. 개인파산하고 다시 시작해 볼까 생각하지만 채무를 지게 된 요인이 주식투자 파생매매에 기인한바가 있어서 면책이 안될 수 있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온 사방을 둘러봐도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자나 깨나 쟈샬을 생각했다

깨어있는 동안은 쟈샬을 생각했다.

파산지경에 이른 채무 부담에 이혼과 실직이라.
50대 후반의 절망은 쉽게 쥭음을 생각하게 한다.

잠든 동안에 쥭기를 바란다. 존엄한 쥭음, 꼴에 쥭음의 질을 생각한다.

고퉁없이 쥭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묙을 맬까? 렌터카 빌려서 변걔탼 피울까?

묘텔에 투숙하여 변걔탼 피우고 난 뒤에 묙을 맬까?

남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일말의 양심을 생각한다.

그러려면 산속으로 들어가서 저질러야겠지.

호수가 보이는 언덕 위 나무가 좋을 거야.

바다가 보이는 해안 절벽의 나무에 신세를 지는 것도 괜찮겠지.

 

이와 함께 쉽고 빠르게 쥭는 방법을 생각한다.

일단 시도하면 반드시 쥭게 되는 방법을 생각한다.

쥭고 난 뒤에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심하게 부폐하기 전에 발견되기를 바라본다.

 

내 신원을 밝혀낼 수 있는 증표를 몸에 지니고 있어겠다고 생각한다.

유:서는 이미 작성해서 가지고 다닌다.

채권자들에게 돈을 못 갚고 떠나서 채무자로서 대단히 미안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언제든지 마음의 결심이 설 수 있기에 외출할 때도 유:서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유:서를 지니고 있어야 쟈샬 후에 검경관계자들의 수고를 덜어줄 것이라 생각해 본다.

탸샬이 아닌 쟈샬이라는 분명한 증거와 정황을 남겨야 한다.

쓸데없이 쥭은 몸뚱아리를 부겸하지 않더라도 쥭은 자가 누구고 사:인은 셀프 사망, 즉 쟈샬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쥭음은 예정되었다. 그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결심하는 그날 그 시간에 쥭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계획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일말의 편안함이 나를 감싼다.

그러나 하룻밤 지나고 나면 다시 어제의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쟈샬 방법을 검색하고 비교했다.

가장 쉽고 무난하면서 성공률 높은 아니 절대 실패하지 않는 쟈샬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가장 확실하고 의문의 여지가 없는 쟈샬 방법으로 실행해야 한다.

쟈샬은 누구의 경험담을 들을 수 없는 경험담이 남을 수도 없는 특이한 것이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낸 글은 나에게 안도감을 준다.

의료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견해가 나를 설득시킨다.

일본 사이트에서 발견한 각종 쟈샬 방법에 대하여 정리한 것이 크게 참고가 되었다.

 

스스로 최종 결론을 내린다.

보통의 경우 가장 저렴하고 나름 깨끗하게 마감할 수 있는 쟈샬 방법은 묙맴 쟈샬이라 판단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체크 표시를 두 개 세 개 해 놓는다.

묙맴, 변걔탼, 튜신, 됵:약, 굶기 가운데 묙맴이 가장 무난하다고 판단하였다.

묙맴 쟈샬의 좋은 점은 분명했다. 그나마 깨끗하다. 신체 손상이 없다.

3~4분 내에 기절해 버리면 질:식으로 진행되어 고퉁을 덜하고 쥭을 수 있다.

 

이제 틈나는 대로 호흡하며 숨 참는 연습을 한다.

호흡을 길게 하는 것을 생활화한다.

기절하는 순간까지 숨을 참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다.

1분 30초 정도까지는 숨 참기가 가능해졌다.

추가로 2~3분만 질:식 상태로 참아내면 기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4~5분간 숨을 참으면 뇌 손상으로 기졀을 하게 될 것이고 그 뒤에 쥭음까지는 생명원리가 자연법칙을 따라 쥭음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기졀하고 나면 고툥을 느끼지 못하고 쥭어가는 뇌세포가 쌓여 내 생명의 불을 끌 것이다.

인터넷에서 쟈샬한 사람의 이미지를 검색해 본다.

쟈샬을 생각하고 보는 이미지라 크게 혐:오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사진 속의 이미 쟈샬한 사람들이 부럽기조차 하다.

 

나일룐 끝을 사기 위해 철물점에 들렀다.

그 와중에도 가격을 비교해 가며 백 원이라도 싼 것으로 구입한다.

3천 원, 내 숨툥을 끊어 저숭길로 인도해 줄 이승에서의 먀지막 물품을 장만했다.

완벽주의 특성이 몸에 밴 탓일까 아니면 인터넷에서 쟈샬에 실패하면 식물인간으로 고생하게 된다는 글을 읽어서일까.

일단 쟈샬을 실행하면 확실히 끝내줄 추가 물품을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장통 마트에서 변걔탼을 구입한다.

초로에 들어서는 중년의 남자가 변걔탼을 낱개로 사는 것이 이상하게 비치지 않도록, 일부러 금요일 저녁시간에 주말 야외 캠핑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소형 등산가방을 메고가서 몇 가지 인스턴트 식료품과 함께 낱개로 포장된 변걔탼 2장을 구입했다.

변걔탼도 만드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몇 가지 있었다.

그중에서 참 숯을 사용해 만들었다는  것으로 골랐다.

아무래도 참 숯이 건강에도 좋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쥭으려는 마당에 참 숯이면 어떻고 재활용 나무 숯이면 어떠랴마는 어쨌든 참 숯이라고 표시된 변걔탼으로 구입했다.

이렇게 하여 5천 원을 들여서 쟈샬에 사용할 필수 물품들을 마련했다.

대사를 치를 준비를 마쳤다는 생각에 일말의 뿌듯함까지 느껴졌다.

이제 시간과 장소만 정하면 되었다.

 

유튜브에 들어가서 교수헝 매듭법에 관한 동영상을 찾았다.

동영상을 보면서 교수헝 매듭법을 반복해서 연습했다.

이미 충분한 연습이 되어있지만 무슨 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처럼 교수헝 매듭법을 손가락이 기억할 정도까지 익혀갔다.

나중에는 스마트폰 스톱워치를 켜고 시간까지 재가면서 연습한다.

8초 플랫, 우싸인 볼트의 100미터 세계기록보다 빨랐다.

10초면 저 세샹으로 갈 수 있다.

매일밤 잠자리에 누워서는 어둠 속에서 교수헝 매듭 매는 과정을 이미지 트레이닝 했다.

어느 순간이 되자 손이 교수헝 매듭 매는 순서를 기억했다.

 

호흡 중에 숨을 참는 연습은 시간 나는 대로 했다.

걸을 때도 의식적으로 호흡을 길게 하며 걸었다.

들숨과 날숨의 순간을 느끼면서 안정된 호흡이 되도록 호흡 간을 조절했다.

호흡 간을 길게 가져가는 들숨과 날숨의 연습이었다.

생명이라는 것이 결국 들숨과 날숨의 반복이고 호흡 간의 연속이음이다.

날숨 후 들숨을 못하면 쥭음이다.

부처님은 들숨과 날숨으로 수양하셨다. 목슘을 걸고 수양했다는 얘기이다.

들숨과 날숨이 서로 바뀌는 순간이 찰나이다.

그 찰나에 삶과 죽음이 있다 생각하니 숨 쉬기조차 경건한 의식이 되는 듯하다.

실패하면 식물인간이 되므로 일단 쟈샬을 시도하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계속 다짐한다.

 

유:서는 이혼 직후 이미 써 놨다.

항상 주머니나 가방에 휴대하고 다닌다.

혹시 분실할 경우를 대비해서 사진으로 찍어서 휴대폰에 저장까지 해 놓았다.

아이들에게 굳세게 살라는 격려, 부모형제에게 먼저 갸셔 미안하고 상심하지 말라는 말, 친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부탁,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다 정리하지 못하고 가는 것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다.

유:서 마지막에는 시:체를 발견하면 부:검하지 말도록 검경에 부탁하는 내용도 있다.

쟈샬이 맞으니 부:검하는 수고를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다.

섕의 마지막을 나름 멋있게 비치도록 유:서를 쓴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결심만 남았다 생각하니 가볍게 흥분도 되었다.

......

 

오늘도 쟈샬을 미루고 있다.

쥭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결혼과 쟈샬은 일단 미루고 보는 것이 맞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쟈샬 결정은 나 혼자의 생각이므로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

쥭고 나면 잘못된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

50여 년 세상살이의 내공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티끌만큼의 미련이라도 있으면 안 되므로 미심쩍다 싶으면 미루고 본다.

소설 속에서는 결혼 못해 안달하여 순간에 쟈샬을 실행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최대한 미루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세상은 돌아가고 내 삶과 시간은 쥭음과 같이 가고 있다. 이렇게 벌써 4년째가 되었다.

 

그동안 쟈샬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일종의 쟈샬 주져흔을 남긴 것이다.

아마 이러한 시도를 몇 번 하게 되면 진짜 쟈샬을 성공시킬 것 같다.

두려움보다는 미련이 아직 나를 붙들고 있다.

애들 때문이기도 하고 나 자신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에 무슨 미련이 많아서 이렇게 섕을 붙들고 늘어지는가 오늘도 쟈샬을 미루고 있다.

(윤 모 씨의 개인파산 인생극장 이야기 다음 포스팅으로 : 채권추심에 시달려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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