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극댠적 선택을 해야 할 처지에 몰리게된다. 하지만 벗어날 수가 없다. 인생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음을 이혼, 채무, 실업 3종 세트 스펙을 갖추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점오돈수(漸悟頓修) 했지만 너무 늦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는 천라지망에 걸려든 것이다.
이혼, 채무, 실업 3종 세트 스펙을 갖추고 인생 격랑 속으로 빠져들다
월급쟁이로 한 훈 두 푼 적금식으로 재산을 불리던 사람이 하루도 아닌 반나절에 2,3천만원이 깨지고, 일주일에 5천만 원 이상 깨지는 상황을 몇 차례 겪으면 이성을 잃게 된다.
주식이라면 묻어두고 속세와 인연끊고 산중으로 들어가 몇 년 자연인으로 살다 오면 어떻게 회복 되겠지 생각할 수도 있다.
파생은 그렇지 않다.
반등을 확신 하더라도 그 반등이 유효한 마감일 마감시간이 있다.
선물(Futures)은 최장 3개월, 옵션(Option)은 최장 1개월 이다.
마감일 마감시간에서 0.1초라도 지나면 그 뒤에 수백 배 아니 수억 배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말짱 꽝이다.
내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버티다가 골로 가서 지금 이 꼬락서니가 되었다.
월급쟁이 쫌생이 인생을 살아왔던 개미가 한 두 달만에 5천만 원 정도 깨지면 본전 찾겠다고 다음 베팅에 올인 즉 몰빵을 하게 된다.
본전 생각에 들어가는 베팅이 잘 될 리가 있겠는가.
당연히 또 깨지고, 또 깨지고, 또... 이런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면 1년이 채 안되어서 월급쟁이 생활로 번 돈에 코딱지 만한 집까지 포함해서 5,6억 날리게 된다.
이것만 깨지겟는가?
아니다, 가지고 있는 카드란 카드는 전부 한도까지 카드론을 받게 되니 순식간에 2,3억 빚구덩이에 빠져들고 후유증으로 하루아침에 폐인으로 변신하게 된다.
신용도 1등급이면, 신용카드 8개로 1개당 2,3천만 원씩 카드론을 받아1,2억 원 조달은 문제도 아니다.
파생 대여계좌로까지 눈을 돌렸다면 인생은 종말을 향해 달리게 된다.
정상적으로 증권사 계좌로 국내 선물매매를 하려면 파생매매 적격 개인투자자 자격은 차치하고라도, 1 계약당 600만 원 정도(2019.1월 기준) 증거금이 있어야 하고, 신규로 진입하는 신참들은 초기 예탁금으로 3,000만 원이 요구되었다.
물론 거래하는 증권사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 이 정도 수준이다.
옵션은 매도는 일단 차치하고 매수는 1계약당 500만 원 정도의 증거금이 있어야 하고, 신규로 진입하는 신참들은 초기 예탁금으로 5,000만 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대여계좌는 이러한 증거금 기준을 건너뛴다.
쉽게 말해서 선물과 옵션매매를 1 계약당 30~50만 원의 증거금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돈 가진 전주가 선물 옵션 증거금을 자기 계좌에 집어넣어놓고 30~50만 원씩 내는 사람들에게 자기 대신 매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들을 하는데 이용자들은 진짜인지 확인할 수 없다.
전주는 증권사 수수료와 대여매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간의 스프레드를 먹는 것이다.
대여 매매자는 적은 증거금으로 선물 옵션 매매를 할 수 있고 거래 수수료 또한 증권사보다 낮게 부담하므로 나름 윈윈 하는 것이다.(나중에 결과를 보면 윈윈이 아니라 100대0으로 대여계좌 전주가 몽땅 가져간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 매매자가 대여계좌에 발 담그는 순간 예외 없이 필시 개 오버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 돈으로 1 계약 겨우 베팅하던 사람이 10 계약 이상씩 베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600만 원 당 1 계약씩 매매할 수 있었는데, 대여계좌로는 30~50만원당 1계약을 매매할 수 있으니 정상적인 1 계약 증거금으로 20 계약 이상을 매매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돈 없고 눈이 삔 인간이 파생매매로 일확천금할 것 같은 환상에 빠지기에 딱인 것이다.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가 된다. 쪽박 찬다는 얘기지.
며칠 가지 않아 아니 때로는 하루 만에 로스컷 몇 번 당하고, 훈장으로 깡통을 차게 된다.
이게 대여계좌의 무서움이다. 아니 샤기질이다. 돈이 돈 같지가 않다.
모니터상의 금액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 컴퓨터게임의 사이버 머니쯤으로 느껴지고, 무슨 승부사나 되는 양 분노의 클릭질로 팍팍 질러대게 된다. 쥭을날 받아 놓은 샤헝수가 원 없이 할 것 해 본다는 듯이 말이다.
후회는 너무 늦고 쪽박은 어느새 현실이 되고 만다.
그나마 대여계좌는 양반이다. 미니계좌라는 것이 있는데 그야말로 돈 넣고 돈 빼앗기는 야바위 같은 것이다.
파생으로 망한 파생 폐인이 자포자기 심정으로 막노동 일당까지 갖다 받치는 샤기됴뱍 장치이다.
시속 500킬로 속도로 '인간 폐인역'으로 실어 나르는 미래형 KTX급 샤기됴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계좌를 사고파는 전주는 대여계좌를 사고파는 전주처럼 수수료를 먹는 것은 당연하고, 개인 매매자의 매매 손실금까지 자기가 먹는다.
증권사에 돌아가는 수수료는 빠바방 빵원, 0원, 제로다. 세금도 한 푼 내지 않는다.
미니계좌는 1만 원으로 1 계약을 매매할 수가 있는데, 노가다 일당 10만 원을 넣고 매매하는 사람은 나름 큰 손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인생 막장의 지하 그라운드에서 파생 폐인들이 서로 잡아먹겠다고 쥭음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꼴에 없는 놈이 망한 놈 생각해 준다고 미니계좌로 매매하는 자기들끼리는 나중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몇 푼 기부도 하고 그런다.
매매에서 일당을 다 잃으면, 그래봤자 10만 원 정도, 많아야 50만 원 안쪽이지만, 게시판에 가장 불쌍한 모드로 구걸을 읍소하는 글을 올린다.
누가 봐도 눈치챌 수 있는 '한 푼 줍쇼' 하는 글을 구구절절 애틋한 사연으로 각색해서 올린다.
그러면 그날 매매에서 몇 푼 딴 사람이 으스대듯이 이런 글을 올린다. "계좌번호 올리세요. 밥 굶지 말고 힘내시길."
나중에 보면 2,3만 원 보내줬다는 자화자찬의 글을 게시판에 올려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유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참 이런 것도 인정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먀악즁됵자에게 약발 떨어진 고비를 넘기도록 자기 주머니 속의 먀악을 조금 나누어 준 건지.
어쨌든 이렇게 돈을 몇 푼 보낸 사람은 그 뒤에 미니계좌 세계에서는 인간미 괜찮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 댓글로 잠시 띄워주기도 한다.
그 본인은 우쭐해져서 열녀비에 홍살문을 하사 받고 효부상 의인상을 뭉탱이로 받은 이 시대의 표상으로 행세하기도 한다. 이걸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미니게좌에 발 담갔다는 것은 인생먁쟝, 쥭음의 문턱에 다가섰다는 것이다.
자포자기는 오래전에 했다.
희망이 없으니 망상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 로또가 있지. 로또 한방이면 만사 해결이다
근거 없는 낙관으로 로또복권 용지에 큰절하고 기도하며 자기 최면을 건다.
남아있는 여기저기 1,000원까지 푼돈 자금을 긁어모아 로또에 투입한다.
전 재산을 잃었지만 카드대출로 받은 찌꺼기 잔돈 푼이 아직까지 여기 저기 통장에 남아있다.
망상을 희망으로 바꿔줄 로또에 우주의 운빨을 모아 모아서 베팅하게 된다.
1인당 10만 원이 한도지만 유명무실한 기준이다.
로또 회사, 로또 판매점 어느 곳을 돌아다니며 사든, 1주일에 30만 원 내지 100만 원, 심지어 300만 원까지도 산다.
추첨하는 날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 혼을 실은 기도를 해 보지만 로또 신(神)은 번번이 채무자의 기도를 외면한다.(평소에 신의 존재를 부정한 대가일 수도 있다.)
4등이라도 하나 되면 운이 좋은 것이다.
그나마 몇 푼 남아있던 통장 잔고가 0원으로 수렴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어느 순간 쟈샬밖에 남은 길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때가 통장잔고가 빵원/0원이 된 때이다.
집을 나와 걸을 수 있는 곳까지 걷고 또 걸어 보지만 마음은 진정되지 않고 지금의 현실이 바뀔리가 없다.
이제부터 아니 벌써부터 고통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
이때쯤 되어서야 제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가족, 그렇다 온 가족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하류인생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바로 나 때문에.
(윤 모 씨의 개인파산 인생극장 이야기 다음 포스팅으로 : (5) 이혼, 채무, 실업 3종 세트 스켁을 갖추다(2) : 가정은 파괴되고 나는 혼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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