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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이혼&졸혼 찬성

저세상 가기 전에 이혼을 먼저하고 간다

수명이 길어지고 지금의 5,60대도 여명이 길어지면서 부부 해로에는 겪어보지 못한 인내가 요구된다. 늙어갈수록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지고 참을성 있고 이해심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 스스로 깨닫는다. 어쩌면 60대 즈음에는 이혼하여 혼자살이는 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와 가정과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물론 나의 뇌피셜이긴 하지만.

 

유명한 사람들은 젊고 늙고 가리지 않고 이혼한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은 이혼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인물이 거의 없다.

브레드 피트, 톰 크루즈, 마이클 잭슨, 메릴린 먼로, 앤젤리나 졸리,... 내가 좋아하는 니콜 키드먼까지 셀 수도 없다.

너무 유명한 사람들만 들먹여서 딴 세상 일처럼 들릴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사회의 결혼관, 이혼관이 우리와는 크게 다를 테니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긴 하다.

여하튼 이들 사회에서 이혼, 재혼, 삼혼은 그저 그런 가십 뉴스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 이혼 했다고 주눅 들어서 고개 숙이고 다니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던가.

 

우리나라 사정을 한번 살펴볼까?

매년 이혼건수 11만 건 정도, OECD 국가 중 9위에 랭크된다.

60대 황혼이혼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란다.

황혼이혼의 이유에는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 등이 복합되어 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50대 후반 6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돈 없고 병들면 이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늙게 되고 늙으면 죽어야 한다"라고 했다.

앞으로는 죽기 전에 이혼을 먼저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명한 사람들의 이혼 사례를 여기에 적시하지는 않겠다.

궁금하면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보시라.

배우, 운동선수, 대기업 오너, 교수, 정치인, 법조인... 분야를 가리지 않고 셀 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혼했다.

돈 있고, 인물 되고, 체력 따라주는 사람치고 유명인들 중에 이혼 안 한 사람 별로 없다.

이혼 안한 사람들도 알고 보면 각방 쓰면서 사실상 이혼인 경우가 허다하다.

TV에 나오는 그 사람 품세를 보거나 말투를 들어보면 느낌이 온다.

이혼한 사이나 진배없는 부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랄까. "그 느낌 아니까."

 

한국의 5,60대 들이여 이혼을 두려워하지 마시라.

함께 있는 시간이 불편하고 괴로운 사이가 되거들랑 주도적으로 이혼하고 나 홀로 삶을 사시라.

혼자 사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불편하지만 586세대 이전 사람들은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

586세대 이후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

자립심이 좀 부족한 사람도 닥치면 할 수 있다. 용기를 가지시라.

특히 감당못할 채무의 늪에 빠졌다면 배우자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법적인 고리를 끊고 혼자 나오는 것을 고려해 봄직 하다.

 

그저 학교 도덕 책으로 이혼은 어쨌든 나쁜 것으로 배운 보통 인생들만 죽으나 사나 결혼 한 번으로 땡, 거실 탁자 위에 장식해 놓은 색 바랜 원앙 한 쌍의 먼지 닦아주는데 충실하다.

하기야 요즈음은 결혼 한번 하는 것도 보통 수준은 넘어야 할 수 있다.

남녀 공히 먹고 살 수단이 담보되지 않으면 미혼을 넘어 비자발적 비혼이 되어야 한다.

이혼은 그저 행복한 꼰대들의 무용담쯤이 된다.

 

5,60대 보통 사람들이 유명인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초중고교에서 배운 일편단심 오매불망 일부일처가 전부라고는 생각 마시라.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배우자를 바꾸는 게 자연스럽다.

이혼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혼자보다 못한 부부가 얼마나 많은가?

50대쯤에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얘기해 보라.

제대로 된 사랑이 차고 넘치는 부부가 있는지.

전부가 자식 때문에, 고생할까 봐, 세상의 눈이 두려워서, 그냥 문제를 덮어두고 살아가고 있다.

그 누구도 어떤 사람이 이혼했다고 그 사람을 눈 내리깔고 보지 않는다.

50대 나이가 되면 인생을 알거든.

아무 일 없는듯한 부부간에도 드러나지 않는 치유하기 힘든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거든.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결혼관, 이혼관도 변한다.

지금의 나는 재혼은 반대지만 누가 이혼한다고 하면 하라고 할 것이다.

그래, 잘 생각했다. 결혼생활 20년 이상 했으니 미련 둘 거 없다.

애들, 집안 관련 경조사는 그에 맞춰 동반하면 된다.

이제부터 혼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명인이 아니라도 흉내 낼 수 있는 거 한 가지, 아니다 싶으면 이혼하는 거다.

 

이혼하고 2,3년이 지나면 두 사람 사이가 이혼하기 전보다 오히려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 때문에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혼한 후에도 얼굴 마주하는 기회가 수시로 생긴다.

나 같은 경우는 어떤 일로 아이들이 있는 전처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이혼 전과 마찬가지로 아이들 엄마는 내게 밥을 차려준다.

어떤 때는 방문하기 전에 문자로 혹시 먹고 싶은 거 있는지 묻기도 한다. 준비해 놓겠다고.

물론 나는 먹고 싶은 거 없다고 한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돼지갈비 김치찌개에 잡채가 준비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거든.

며 칠씩 전처 집에서 지내다가 내 원룸으로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런 때는 안방에서 같이 잔다. 그 뒤의 일은 19금이니 각자 생각하시라.

이러다가 다시 재결합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 지금의 나 홀로 생활을 만끽하고 싶다. 쩝. 

(윤 모 씨의 개인파산 인생극장 이야기 다음 포스팅으로 : 애들 때문에라도 이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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