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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채무자의 편이다/채권추심 버티기

채권추심에 쫓기는가? 시험에 들었으니 감당해야 한다

괴로움을 버티는 데는 내 몸과 정신을 지탱해 줄 강한 멘털이 필요하다. "살아 있어야 좋은 날을 본다."라고 했다. 채권추심에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더라도 시간이 걸릴 뿐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지금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세월을 쌓으며 기다리는 것이다. 끝이 없을 거 같아도 분명히 온다 채무부담의 끝이.

 

지금 채무자가 해야 할 일은 세월을 낚으며 기다리는 것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내가 시험에 들었으니 내가 감당해야 한다.

짧게는 아이들이 클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내야 한다.

달콤한 말로 속삭이고 졸린듯한 미소로 유혹해도 쥭음을 따라가선 안된다.

쟈샬로 끝내고픈 생각을 억누르고 시간의 치유력을 믿어야 한다.

보통의 인생을 사는 인간은 절박한 상황을 버틸 수 없다.

쥭음으로 끝내는 것이 그나마 내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고 자위하고 싶어 진다.

인생을 깔끔하게 만들어 가고픈 생각이야 누군들 없으랴.

혼자가 아닌 사람은 그럴수가 없다.

자식들이 혹으로 딸리는 순간 온갖 법규 위반에 굴욕 감수에 병신 육갑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빚 때문에 쟈샬한다.

천하의 장애를 타고나도 웬만해선 쟈샬하지 않는다. 그런데 빚 때문에는 쟈샬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어린애들 포함 가족동반으로 쟈샬한다.

빚은 쥭음보다 무섭다. 삐끗하면 가족 목슘줄까지 끊게 된다.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감당못할 빚을 졌다면 쟈샬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도저히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몸과 정신을 지배할 때.

내가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될 아이들의 처참한 미래가 또렷이 눈앞에 그려질 때.

생존의지가 솟구치기 보다는 생의 희망 자체가 무너져 내린다.

아빠가 없는 세상에 내버려진 아이들의 미래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과 동반쟈샬하는 뉴스 속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더 이상 나는 아이들을 동반하여 쟈샬한 부모에게 돌을 던지지 못한다.

아이들의 암울한 미래가 현실이 된 입장에 처해진 부모는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다.

시험에 든 자,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이겨내야 한다.

술기운으로라도 버텨야 한다. 술로 끼니를 대신한다.

막걸리 한 병에 한 끼 식사, 천 몇백 원에 한 끼 식사 해결.

맨 정신에 밥 먹을 생각도 들지 않을 테니 술로라도 배를 채워야 한다.

아무것도 안 먹는 것보다는 낫다. 중간중간 라면이라도 하나씩 끓여 먹어야 한다.

일단 뱃속을 뭔가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죽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먹는 것 말고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자, 맹자, 채근담, 탈무드,... 옛사람들의 지혜를 파고들지만 빚 문제라는 현실 문제에는 도움이 안 된다.

성현의 말씀은 그저 배부르고 등 따실 때나 되새겨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일 뿐이다.

그래도 자꾸 무너져 내리는 나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을 버는 데는 경전을 읽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된다.

 

괴로움을 버티는 데는 내 몸과 정신을 마비시킬 강한 자극제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먀악에 손을 댈 수는 없기에 술이 대체재가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인생 한방 자기 암시를 위해 국순당의 '대박' 막걸리만 마신다.

알쿄욜 중독이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쥭고 사는 기로에 처해 있다.

차라리 알쿄욜에 중독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신 말짱한 채로 잠들 수가 없다.

잠을 잔다고 불을 끄면 스스로 나태해질까 봐 불도 끄지 못한다.

편한 잠을 자게 내버려 두는 것이 스스로에게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술을 먹으려면 돈이 드니 매일 먹기에 부담이긴 하다.

주변에 술 사주는 사람이 있다면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뒤로 가족 외 누구도 연락 오지 않는다.

혹시, 주변 사람을 떨쳐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먼저 큰 채무를 지고 있다고 말하라.

그러면 그 뒤로 한 명도 연락오지 않을 것이다. 통 사정해도 만나길 피할 것이다. 백프로다. 장담한다.

직장 다닐 때는 술이 체질에 맞지 않아서 술모임이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술을 곁들이지 않으면 밥도 넘어가지 않는다.

밥을 한 술 뜨기 위해서라도 미리 술로 배를 반 정도 채워야 한다.

 

내게 든 시험을 견디기 위해 별생각을 다 해봤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그나마 속이 좀 풀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남이 내 사연을 아는 것이 내키지 않는 점도 있지만 인생 살 만큼 살았으니 괜찮다 생각하기로 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 이야기가 나에게는 문제가 되는 얘기였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삶의 희망을 찾는 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삼자가 내 글에 공감하든 않든 괘념치 않는다.

글을 쓰는 나의 생각과 블로그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은 다른 것이 당연할 테니까.

나는 나의 생각을 블로그에 포스팅할 뿐이다.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이 블로그는 폐쇄해 버릴 거라 생각하고 있다.

 

쟈샬예방센터에 전화하여 상담을 해 볼까하고 여러번 생각했다.

무슨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내 얘기를 들어주고 상담하는 동안만이라도 내 입장을 위로해 줄 거라 생각해서다.

국가가 운영하는 쟈샬예방센터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찾고,

몇 차례나 전화연결 일보 직전까지 갔다.

끝 번호 한자리만 남기고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그만 두기를 여러 차례다.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전화기 저편에 있다고 생각하니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전화연결이 되면 마음의 위안이 될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전화연결이 되고 나면 내 스스로가 상당히 극한 상황까지 갔다는 것이 될 것이다.

 

동물적 본능을 자각한다.

나는 사람이다. 사람은 동물이다. 동물은 쟈샬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자에게 기회가 있다.

인간다움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인간의 존엄을 생각하면 못 견딘다.

굵고 짧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자연수명까지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존만이 희망이고 동물 본능만이 지금의 내 생존을 담보한다.

극한 상황에 처한 자 그대는 사람, 사람은 동물이다.

동물은 끝까지 삶에 집착한다. 존엄한 쟈샬은 없다.

 

옛말에 "살아있어야 좋은 날을 본다"라고 했다.

한정상속은 그 자체로 애들에게 부담스런 일 거리다.

어떻게든 내 채무 문제는 내가 해결할 생각으로 버텨야 한다.

시험에 들었으니 견뎌야 한다.

(윤 모 씨의 개인파산 인생극장 이야기 다음 포스팅으로 : 이혼이 불행인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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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부분 생략 -

 

서로가 최고의 선으로 살아가지만

언제나 쪼들리며 사는 것에

쌓이는 스트레스가 저기압으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부부 싸움

잘못된 행동이 원인이 아닙니다.

말꼬리가 불씨 되어

타오르는 것입니다.

 

-"비 오는 날의 부부 싸움", 김내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