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상사채권의 채권 소멸시효는 5년이다. 하지만 이는 채무자에게 희망고문일 뿐이다. 법원의 지급명령 판결이 내려지면 소멸시효는 판결 시점에서 새롭게 10년으로 연장된다. 채권자는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다시 지급명령 판결을 받는 등으로 소멸시효를 계속 연장해 간다. 언제까지? 채무자가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계속된다.
- 채권소멸시효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 모든 채권에는 소멸시효라는 것이 있다
- 채무이자는 끝없이 늘어간다
- 소멸시효 연장의 현실
- 채권 양도와 상속의 문제
- 이혼과 채무 상속
- 소멸시효 완성 안내의 실효성
- 채무자의 대응 방안
- 빚의 굴레, 채무의 속성
채권소멸시효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채무자가 이 세상을 떠나지 않는 한 채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채권자는 계속 채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살인죄를 제외한 강력 범죄는 죄인이 죽기 전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지만, 채무에 대해서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빚 갚을 능력을 상실한 채무자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패자부활전은 없다.
모든 채권에는 소멸시효라는 것이 있다
형사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유사하게, 채권자는 채권에 대해 일정 기간 권리를 주장하거나 행사하지 않으면 그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즉, 더 이상 그 채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채무자가 들으면 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꿈 깨라. 몇 년 버티면 돈을 안 갚아도 되는 것은 없다.
혹여 개인 간 채권채무 관계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는 있다. 서로 아는 사이에 채권자가 소멸시효를 생각하지 않고 권리 주장이나 행사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채무자가 "이제 돈 못 갚아" 하고 안면 몰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양심으로는 아는 사람에게 돈을 떼먹지 못한다.
소멸시효에 관계없이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 사적인 채무다. 독하게 마음먹고 소멸시효를 이유로 돈을 못 갚겠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채무이자는 끝없이 늘어간다
채무액은 이자로 인해 빠르게 증가한다. 5년 만에 채무액 원리금이 2배로 불어나는 경우도 흔하다. 이자가 채무 원금을 넘어선 시점이 오면 채무자의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소멸시효 연장의 현실
상거래에서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무상환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없다. 개인이 아니라 채권회사나 채권관리회사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다시 법률적 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채권에 대해 판결한 경우 소멸시효는 다시 10년 연장된다. 채권자는 소멸시효 완성 전에 계속 법률적 조치를 통해 소멸시효를 10년씩 연장하기를 반복한다.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무상환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없다.
채권 양도와 상속의 문제
은행과 카드사의 채권은 일정 기간 지나면 대부업체나 부실채권매입회사로 넘어간다. 채권의 주인만 바뀔 뿐, 이자에 이자를 더하며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추심이 지속된다.
흉악범죄에도 공소시효가 있어 시간이 지나면 죄를 덮어주지만, 채무는 그렇지 않다. 죽을 때까지 소멸시효를 연장하고, 죽고 난 뒤에는 상속자에게 상속된다. 직계 존비속 및 4촌 이내의 혈족까지 상속이 가능하다.
채무자가 본인이 죽으면 그 본인의 채권채무를 정산하여 채무를 소멸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상속자들이 상속 포기를 하든지 한정상속을 가정법원에 신청해야 효과를 가진다. 상속 포기나 한정상속을 하지 않고 넘겼다가 나중에 빚 폭탄을 맞는 사례도 있다. 어떤 상속자가 채무자의 순채무를 상속받고 싶겠는가. 채무자가 재산도 없이 빚이 더 많은 상태로 죽으면 그냥 한정상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
이혼과 채무 상속
이혼한 부부라고 안심할 수 없다. 부부가 이혼한 뒤 채무가 있는 배우자가 죽으면 자식에게 채무가 상속된다. 그렇게 되면 그 자녀가 죽으면 이혼한 살아 있는 배우자는 자식의 채무에 대한 상속인이 된다. 상황이 특별하여 그렇지 이혼했어도 배우자의 채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부부는 이혼하든 아니든 자식이 있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 얽히게 되어 있다. 부부는 끈질긴 인연이다.
나는 내 채무의 소멸시효 완성은 기대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죽을 경우 자식들이 상속 포기하고 한정상속하여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소멸시효 완성 안내의 실효성
채권자나 채권 추심사에서 보내오는 채무상환 독촉장에 적혀 있는 소멸시효 완성에 대한 안내를 보자.
- 채권 양도 통지서 등에 기재된 채권 양도인, 양수인, 채권 추심인 및 채무 사실 등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필요 시 채무 확인서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하여 기초 채무 사실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소멸시효는 민법 제162조 및 상법 제64조 등에 따라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사실 상태가 일정 기간 계속된 경우 그 권리의 소멸을 인정하는 제도다.
- 3년(통신채권 등) 또는 5년(대출채권 등) 이상 채권자로부터 연락(유선, 우편, 소제기 등)을 받지 못했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소멸시효 완성 사실이 확인된 경우 변제할 의사가 없다면 채권자에게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주장하고 채무상환을 거절할 수 있다.
- 채무자가 채무를 일부 변제하거나, 갚겠다는 각서 및 확인서 등을 작성한 경우에도, 해당일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은 경우 변제할 의사가 없다면 채권 양도 통지서를 받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소멸시효 완성" 사실이 확인된 경우, 변제할 의사가 없다면 지급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지급명령을 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채권자 및 채권 양수인 등이 일부만 갚으면 원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회유하는 경우, 이미 완성된 소멸시효를 연장하거나 부활시키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 있다.
- 소액이라도 변제하면 다시 소멸시효가 부활될 수 있으므로, "소멸시효 완성" 사실이 확인된 경우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갚지 않을 수 있다.
채무자의 대응 방안
채무자는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면, 변제 의사가 없는 경우 채권자에게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주장하고 채무상환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채권자의 법적 조치로 소멸시효가 다시 연장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채권 소멸시효는 채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신기루와 같다. 채무자는 법적 절차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채무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빚의 굴레, 채무의 속성
채무자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든 빚의 굴레는 빠져나갈 수 없다.
채무 소멸시효가 흉악범죄의 공소시효보다 길어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연장되고 또 연장되는 채권 소멸시효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살인죄나 흉악범죄는 본인 당사자만 해당되지만, 채무는 채무자가 죽어도 4촌까지 상속된다는 것이 이상하다.
결국, 채무에 압박을 받으면 본인은 물론 일가족이 세상을 등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빚(채무)라는 얘기다. 무섭다.
참고할 포스팅 : 소멸시효 완성 여부 확인 한국신용정보원 소각채권통합조회시스템